목양칼럼
[목양칼럼] 예수님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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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아주 오래전 한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아버님이 경상북도 영천의 시골 마을에서 목회를 하실 때, 이웃집에서 받은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운 적이 있습니다. 이름도 없었던 이 누렁이는 그렇게 저희 가족과 한동안 함께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저희가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되어, 그 강아지를 집사님 댁에 맡기고 떠났습니다.
몇 년이 지나, 저희 어머님께서 다시 그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개를 맡겼던 집사님 댁에도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고 합니다. 개가 잘 있는지 보러 가신 것은 아니었을 텐데, 놀랍게도 몇 년이 지났음에도 그 개가 어머니를 알아보고는 반갑게 맞이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동네를 다니는 동안 내내 따라다녔고, 어머니가 마지막 버스를 타고 떠날 때까지 바라보다가 돌아갔다고 합니다. 옛 주인에 대한 그리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이야기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도, 저에게 ‘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화입니다. 동물조차도 한 번 주인으로 섬긴 사람을 이토록 충성스럽게 따르는데, 때로는 사람이 동물보다 못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바울도 그의 생애 마지막에 마음의 쓸쓸함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디도는 달마디아로 갔고”(딤후 4:10).
그리고 16절에서 이렇게 더 회한이 담긴 말을 남깁니다. “내가 처음 변명할 때 나와 함께한 자가 하나도 없고 다 나를 버렸으니 그들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기를 원하노라.” 이 말은 바울이 섭섭한 마음을 애써 달래보려는 자기 위안처럼 들려서, 더 애절하게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바울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고 담담히 고백합니다(딤후 4:7). 끝까지 믿음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그 많은 고난과 박해, 어려움과 외로움을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에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빌 3:10).
스데반 역시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그를 돌로 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조용히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의 손에 맡길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영광과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행 7:55). 부활의 영광과 그리스도의 영광을 보아야만, 끝까지 주님을 따를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금 예수님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히 3:1).
2024년 9월 8일 박일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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