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목양칼럼] 내 몸의 가시로 인해서도 감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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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가시로 인해서도 감사합시다
맹장의 기능은 많은 의학자들에게 수수께기로 오래동안 남아 있었습니다. 맹장염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미리 절제하기도 했습니다. 다윈은 초기 인류의 입사귀 소화에 한몫을 했었다는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토끼등의 초식 동물의 맹장이 큰 것에서 착안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07년 아리조나 칼리지의 헤더 스미스 박사의 연구를 통해서 맹장은 몸의 면역력 증가에 유익한 박테리아의 은신처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맹장이 없어도 인체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맹장 외에도 여전히 몸에 불필요해 보이는 신체 부위들이 있습니다. 어떤 자료에 의하면 몸에 불필요한 7가지 신체부위로 체모, 사랑니, 남성의 젓꼭지, 꼬리뼈, 귀근육, 입모근, 부비동을 꼽습니다. 아직 그 기능을 우리가 다 알지 못하지만 맹장의 경우처럼 몸에 필요 없는 부위는 없을 것입니다. 남성의 젓꼭지도 누워있을 때 등인지 배인지 구분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교회 공동체도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몸의 지체들이 다 소중합니다. 그런데 간혹 사랑니나 남성의 젓꼭지처럼 그 기능을 도저히 모를 지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생각으로는 없어도 괜찮은 지체나 뽑아 내어야 할 지체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동체가 몸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몸에 “가시”가 있었고 그것을 제거해 주시기를 세번이나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한 적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뽑아 버렸으면 하는 몸의 부분이었던 것입니다. 없었으면 하는, 고통만 주는 것이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제거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가시’로 인하여 바울은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되고 하나님은 복음의 능력이 더 강하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뽑아 버렸으면 하는 몸의 가시도 하나님께서 선하게 사용하십니다. 그리고 바울은 그 가시로 인하여서도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내 인생의 가시는 무엇입니까? 가족 중에, 교회의 지체 중에 내게 늘 마음의 불편함과 고통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까? 내 삶에 가시와 같은 현실은 무엇입니까? 제거해 주시기를 지금도 간절히 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도무지 용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신체 부위도 이유가 있습니다. 제거해 버리고 싶은 가시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영적인 유익을 주고 계십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엔 ‘나의 가시’로 인해서도 감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시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를 통하여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시고, 고통속에서도 나로 하여금 하나님을 더 깊게 알고 만나게 해주시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 공동체에 불필요한 지체는 없습니다. 내 삶에 이유없는 고난도 없습니다. 내게 주신 족한 은혜를 내가 붙들고 있으면 말입니다(고후 12:9).
2024년 11월 17일 박일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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