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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제 이름이 기억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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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뎀장로교회 Date : 2025-02-08 View :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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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이 기억나세요


집사님을 방문할 때마다 한동안 반복해서 물어보던 질문이 있었습니다. “집사님, 이름이 뭐예요?” 가족들도 끊임없이 질문하곤 했습니다. “ 이름이 뭐예요?” “ 이름은 뭐예요?”


다행히 이제는 이름도 기억하시고, 대화도 비교적 정상적으로 나눌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름을 기억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고 감사한 순간들이었습니다. 때로는 기억해내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도 요즘 가끔 너무 아는 사람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마치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기억만 지워진 것처럼요.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혹시 치매가 오는 아닐까?” “아니, 이미 시작된 아닐까?” 하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질 때도 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많은 환자분들을 만나보았지만, 그중에서도 치매를 겪는 분들을 보면 가장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흔히들 치매를본인만 행복하고 주변 사람들은 불행한 이라고도 합니다. 몸이 크게 아프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본인에게 더 불행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나이가 들어 몸이 많이 아프더라도 기억만큼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날 있다면 그것도 행복일 것입니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슬픈 일이 아닐까요?


요셉을 기억하지 못했던 술관원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치매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도, 함께한 추억들도 잊어버릴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때에도 하나님께서는 나의 이름을 기억하시고, 나를 잊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여인이 어찌 먹이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이사야 49:15). 지난달 매일성경으로 묵상했던 여호수아 1장의 말씀도 다시 떠오릅니다.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여호수아 1:5).


모든 사람이 나를 잊어버린다 해도, 심지어 나조차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해도, 여호와께서는 나를 기억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결코 나를 떠나지 않으실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를 기억해 주시는 분이 계시고, 그분이 바로 나의 하나님 아버지이심을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실만큼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25 2 9일 박일룡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