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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비움으로 채우시는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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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뎀장로교회 Date : 2024-12-11 View :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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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으로 채우시는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자

 

반지의 제왕은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한 소설이자 영화입니다. 이는 세상의 모든 힘을 얻을 수 있는 반지를 차지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캐릭터가골룸이라는 존재입니다. 골룸은 원래 호빗족이었으나, 반지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본래의 모습을 잃고 기이한 생명체가 되어 죽지도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반지가 자신에게 행복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결국 불의 산 용암에 떨어져 죽을 때조차 반지를 손에 쥐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죽음을 맞이합니다.

 

현대 사회의 많은 병의 원인은 "과함"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식, 과로, 과욕이 병의 근원이 됩니다. 과함은 언제나 욕심을 채우려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당한 만큼인데, 인간은 끝없는 결핍을 느끼며 끊임없이 채우려 합니다. 마치 채울 수 없는 터진 웅덩이와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더 큰 만족을 얻기 위해 경쟁하며 살아갑니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의문을 품으면서도, 현실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동양의 미학은여백의 미라고 합니다. 동양의 수묵화는 배경을 다 채우지 않고 비워둡니다. 비워둠으로 가득 채워지는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삶의 과한 욕망을 절제하고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흐름 속에서, 최근에는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욕심에서 자유로워지고, 더 행복한 삶을 누리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조차도 여전히 비우기보다는 채우기 위해, 낮아지기보다는 높아지기 위해, 희생보다는 영광을 추구하며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섬김마저도 나를 위한 섬김일 때가 있고, 내가 높아지기 위한 봉사가 될 때도 있습니다. 더 크고 더 성공하기 위해 하나님의 도움과 복을 구하는 모습이 우리의 일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제 예수님의 오심을 기념하는 대강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셨다고 말씀하십니다( 2:7). 예수님의 비움은 자신이 누릴 권세와 영광을 내려놓고, 자신을 낮추어 내어주심으로 자신을 채우셨습니다.

 

우리 역시 자신의 만족을 위한 욕심을 비우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성탄 시즌이예수를 더 깊이 생각하는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3:1).

 

2024 12 8일 박일룡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