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목양칼럼] 눈처럼 덮을 것인가, 비처럼 씻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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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 덮을 것인가, 비처럼 씻을 것인가
지난 주 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눈폭풍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눈으로 고생하는 소식도 듣지만 눈을 보지 못하는 남가주 주민으로는 여기도 눈이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눈이 내리면 세상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변합니다. 지저분하던 길도, 낡은 지붕도 모두 덮여 마치 정결해진 것처럼 보입니다. 설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현실이 드러납니다. 치워야 할 눈은 산더미처럼 남고, 녹아 내린 눈은 길을 더 질척이게 만들며, 감추어졌던 쓰레기와 더러움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비는 다릅니다. 비 오는 날은 불편합니다. 외출하기도 어렵고, 옷은 젖고, 풍경은 눈처럼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비가 그치고 나면 도로와 공기, 나무와 건물까지 씻겨 내려간 듯 맑아집니다. 비는 덮지 않고 씻어냅니다. 보이지 않게 가리는 대신, 더러움을 흘려 보내는 방식으로 세상을 새롭게 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비슷합니다. 우리는 종종 마음속의 부끄러움과 상처, 죄책감을 무언가로 덮으려 합니다. 성취, 명성, 바쁜 일상, 심지어 신앙적 언어로 까지 스스로를 포장합니다. 그 순간에는 깨끗해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덮개가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이전보다 더 지친 모습으로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더러움을 덮어두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드러내라고 초청하십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서 자신을 숨기지 않고 나아갈 때,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은 눈이 아니라 비처럼 우리를 씻기십니다. 감추어진 것을 드러낼 때 치유가 시작되고, 인정할 때 정결함이 주어집니다.
사람 앞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할 상처와 눈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지성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는 주님 앞에 마음을 토해낼 때, 그분은 정죄하지 않으시고 씻기시며 새 힘을 부어 주십니다.
눈처럼 덮어서 잠시 깨끗해 보이는 삶이 아니라, 비처럼 씻김 받아 참된 정결함을 누리는 삶이 더 복된 삶일 것입니다.
다양한 지역의 눈폭풍 뉴스를 접하면서 자신에게 질문해 봅니다.
나는 눈처럼 덮을 것인가 아니면 비처럼 씻을 것인가?
2026년 2월 1일
박일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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