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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고슴도치 딜레마를 넘어 사랑의 공동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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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뎀장로교회 Date : 2026-01-24 View :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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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딜레마를 넘어 사랑의 공동체로

 

프로이드는 쇼펜하우어의 『부록과 추가』에서 인용한 이야기로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를 소개합니다. 추운 겨울, 몇 마리의 고슴도치가 서로의 온기를 나누기 위해 가까이 모입니다. 그러나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서로의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게 되고, 결국 다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추위는 그들을 다시 모이게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상처는 반복됩니다. 그렇게 모였다 흩어지기를 여러 번 반복한 끝에, 고슴도치들은 서로를 찌르지 않을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한 채 겨울을 견뎌 냅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 우리의 인간관계, 특히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자주 경험하는 현실을 잘 비추어 줍니다. 우리 모두는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 상처는 때로는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을 찌르는 가시가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다른 이의 가시에 찔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이 두려워지고,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처받지 않을 만큼의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며 관계를 맺으려 애씁니다.

 

두려움이 많고 상처받기 쉬운 우리가 가시를 가진 사람을 품는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집니다. 주님처럼 사랑하고 섬기라는 말씀을 알고 있음에도, 실제 삶에서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내가 상처를 받으면 나 역시 가시를 세워 다른 사람을 찌르고, 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 버리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바로 그런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세운 가시를 피하지 않으시고, 그 가시를 온몸으로 담당하셨습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찌르고 상처 입힌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거리를 두는 사랑이 아니라, 찔림을 감수하면서도 품어 주는 사랑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주님의 사랑을 닮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시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십자가 앞에 설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로 우리의 굳어진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상처로 인해 날카로워진 가시도 조금씩 무디어지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다른 이의 가시까지도 품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게 됩니다.

 

고슴도치 딜레마를 넘어설 수 있는 길은 결국 십자가의 은혜를 다시 붙드는 것 밖에 없습니다. 예배는 바로 그 십자가의 은혜 안에서 우리가 치유되고 회복되는 시간입니다. 상처 입은 우리가 다시 사랑할 힘을 얻는 자리, 그곳이 바로 예배의 자리입니다.

 

2026 1 25

박일룡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