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목양칼럼]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는 것도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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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는 것도 사랑입니다
저희 교회에 가끔씩 방문하시는 홈리스 분들이 계십니다. 부르지 않았는데도 찾아오십니다. 어떤 때는 물을 받기 위해서, 전기 충전을 위해서 와서 도움을 얻고 갑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은 교회 안으로 들어오시기도 합니다.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하고 들어와서 냉장고를 뒤져 음식을 가지고 가시기도 하십니다. 불쌍한 사람들인데 매번 내보내야 하는 관리 집사님의 고충이 많습니다.
그래도 자주 찾아오는 사람들을 내 집처럼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정부도 해결하지 못하는 그들의 문제를 다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계속 찾아오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교회 다른 사역을 포기하고 홈리스 사역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하는 말씀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를 힘들게 하는 이웃이 얼마나 많습니까? 집안에서부터, 교회에서도, 사회 공동체 안에서도 말입니다. 그런데 다 사랑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면서 신앙적 양심에 가책이 될 때도 있습니다. 이웃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로마서 13:10을 묵상하면서 이웃 사랑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게 됩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라고 바울은 이웃 사랑을 정의합니다. 복음에 적대적인 환경과 사회 가운데 살고 있었던 당시 그리스도인에게는 이 말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모든 이웃을 좋아하고, 그가 원하는 것을 다 받아주고, 악하게 해도 참아 주고, 겉옷을 달라 하면 속옷도 줘야 한다는 부담에서 상당한 맘의 짐을 덜어주는 권면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리 주변의 홈리스를 향해서도 이런 사랑은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홈리스가 찾아와도 악한 말과 경멸하는 태도가 아닌 친절한 말로 내 보낼 수 있습니다. 내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내가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말로나, 태도로나, 행동으로 악하게 하지 않는 것은 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처럼 그들을 위해서 자신을 십자가에 내어 줄 수는 없어도 말입니다.
요즘 세상이 참 참기 힘든 일들이 많습니다. 악한 사람도 많습니다. 세상이 험할수록 우리의 마음도 자꾸 악해지려고 합니다. 악하게 갚아 주려고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모든 이웃을 다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좋아하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악하게 하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바울은 그것도 이웃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험한 세상 이것도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그래도 이것은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2023년 6월 25일 박일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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