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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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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뎀장로교회 Date : 2023-10-01 View :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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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얼마전 뇌과학자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보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본 것이 사물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뇌가 이미 경험한 것만 인지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남녀가 서로 에로틱하게 안고 있는 그림을 보여 주었는데 아이들은 그 그림을 보면서 돌고래를 본다고 합니다. 자기들이 익숙하게 경험하여 알고 있는 것이 먼저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무 물체도 없이 도형만 있는 것 같은 그림 안에 감추어진 물체가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눈의 초점을 그림 뒤에 두어야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일반 그림을 보듯이 표면에 집중하면 아무리 보아도 그 안에 감추어져 있는 모양을 볼 수 없습니다.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보는 것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네모난 상자와 같은 육면체의 물건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육면체의 상자는 어떻게 들고 있더라도 사람이 볼 수 있는 것은 세 면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른 세 면은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육면체를 보았다고 말합니다. 그 뒷면은 보지 못했으면서도 말입니다.

 

우리가 보았다, 들었다, 경험했다고 하는 것도 그 사람에 대한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본 것도 내가 인지하는 대로 보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디에 촛점을 두고 보느냐에 따라서 보는 것이 달라지게 되고, 보이는 것도 있고 절대로 볼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육면체도 뒤에 있는 세면은 볼 수 없는데 사람에게는 얼마나 다양한 면이 있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내가 경험한 그것만으로 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고, 때로는 정죄할 때도 있습니다.

 

조금 우리의 시선을 다양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판단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그 인생의 경험을 알고, 그의 성격도 알고, 그가 살아온 과정도 알고 보면 조금은 더 그 사람이 입체적으로 보이게 될 것입니다.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내가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겸허함이 사람과의 관계에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늘 더 알아가고 배워가는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추석이 지나고 완연한 가을도 접어들게 됩니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남가주에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 해의 마지막으로 가면서 조금 더 자신을 성찰하고 우리가 맺은 관계들을 성찰하고, 하나님을 더 향유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더 넉넉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영글어 가면 좋겠습니다.

 

2023101일 박일룡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