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목양칼럼] 향유할 것인가 소유할 것인가
페이지 정보
본문

향유할 것인가 소유할 것인가
어떤 목사님의 글에서 ‘향유하다’는 말을 보았습니다. 그 뜻이 궁금해서 국어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향유는 ‘누리어 가지다’ 또는 ‘영위하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이미 가진 것을 누리다’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단어의 뜻을 알고 나니 향유란 말이 더 진하게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좋은 것을 보면 ‘소유’하려고 합니다. 예쁜 꽃을 보아도 꺾어 자기 책상에 꽃아 두고 보고 싶어 합니다. 권력도, 힘도, 지혜도, 사랑도 좋은 것이기에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런 소유욕으로 오히려 가진 것을 즐기며 누리지 못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에 대해서도 우리는 자꾸 소유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을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하고 싶어 합니다. 이렇게 해 달라고, 저렇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과 그가 이미 주신 것들을 향유하는 법을 배워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 요구하기 전에 하나님과 함께 거하며, 하나님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말씀과 그가 주신 은혜를 누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묵상이라고 할 수도 있고 하나님과의 동행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하나님을 향유하는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 안에 있는 삶, 그 아들을 통해서 내게 주신 사랑을 음미하며 누리는 것도 하나님을 향유하는 한 방법일 것입니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었으니
궁핍한 생활일지라도 즐거움이 또한 그 안에 있고
의롭지 않게 부귀를 누림은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라고 합니다. 참 멋진 말과 태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향유하는 자는 그 안에서 자족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소유보다는 더 향유하기를 원하는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경건에 큰 유익이 있을 것입니다.
2023년 9월 24일 박일룡 목사
- 이전글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23.10.01
- 다음글여호와가 우리의 안전지대입니다 23.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