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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백세를 살아보지 못해도 주의 인자하심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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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를 살아보지 못해도 주의 인자하심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백 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낸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1920년 생이시니 지금 103세가 되십니다. 아마도 이 책은 젊은 사람보다는 인생을 좀 더 살아본 사람에게 더 큰 공감을 일으키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인생은 살아 보니 알게 되는 것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무엇을 이루었는가 보다는 무엇을 남겼느냐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그는 성공보다 더 귀한 것은 사랑을 남기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는 “인생은 나이의 길이보다 의미와 내용에서 평가되는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백 년을 살아본 그는 인생의 황금기는 60-75세라고 그의 책에서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백세의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입니다. 백세시대라고 해도 그처럼 백세를 사는 기회를 얻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60세를 살아보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하게 되는 사람도 많습니다.
80, 90세를 살아도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인생의 의미와 내용까지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을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 내기가 버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벌써 인생의 황혼이 다가옵니다.
시편에는 백 이십 세를 살아본 모세의 노래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백 이십 세를 살아본 모세는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라고 노래합니다(시 90:10). 그렇게 수고와 슬픔뿐이며 신속하게 지나가는 것이 또한 인생일 것입니다.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의미와 내용을 고민하며 살 여유가 없이 수고와 슬픔뿐일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모세는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기”를 구합니다(14절). 그는 40년 광야의 모든 수고 후에 결국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매일 아침 주의 인자하심을 바라보며 주의 손에 자신을 맡깁니다(14절).
백세를 살던 그렇지 못하던지, 의미와 내용이 있는 삶이던 수고와 슬픔뿐인 삶이던 오늘 우리가 기뻐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이 아침에 여전히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와 함께 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도 주의 인자하심과 불쌍히 여기심을 바라며 즐겁고 기쁘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2023년 8월 27일 박일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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