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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전쟁의 후유증을 보고 십자가의 사랑을 다시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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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후유증을 보고 십자가의 사랑을 다시 생각하다
지난 라오스 베트남 선교비전트립의 마지막 사역은 호치민시와 접경한 곳에 위치할 롱안현의 롱안세계로 병원이었습니다. 롱안 세계로 병원은 일반 진료와 함께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돌보는 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재활센터와 연결되어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 중에 어려운 형편에 있는 환자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격려하고 사랑의 선물을 전달하는 사역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가정은 70이 넘어 혼자 살고 있는 아버지가 심한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딸을 혼자 돌보고 있었습니다. 군복을 입고 있는 아버지의 젊을 때 늠름한 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지만 꾀죄죄한 옷을 걸친 아버지와 뇌성마비 증상의 딸이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제대로 청소하지 않은 집에는 입을 열면 파리가 입에 들어올 정도로 많이 있었습니다. 저희의 방문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몸과 얼굴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딸의 모습을 뒤로하고 어찌할 수 없는 애잔한 마음을 품고 그 집을 나왔습니다.
고엽제는 베트남 전쟁 당시 정글의 나무를 제거하기 위한 제초제로 엄청난 양을 뿌렸는데 치사량이 청산가리의 만 배가 되며 비소의 삼천 배 가량이라고 합니다. 몸속에 흡수된 고엽제는 몸속에 남아 10-25년 후에 암, 신경계 손상을 일으키며 다음 세대에 유전되는 질병입니다. 지금 베트남에는 580 만명의 고엽제 환자들이 있고 참전 용사들의 4세까지 그 병이 내려와서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직접 경험한 전쟁의 무서운 후유증이었습니다. 적을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한 일들이 세대를 넘어 인류에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여전히 한국인들에게 남아 있어서 동족이 서로를 적대시하며 대치하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으로 인한 피해자들도 여전히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있고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서로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명 피해와 적을 향한 증오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쟁은 더 큰 전쟁의 시작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전쟁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을 그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안에도 있는 이런 죄성을 이기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그 위대한 사랑과 자기희생의 정신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용서와 포용의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잘 되지 않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2023년 10월 29일 박일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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