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목양칼럼] 와서 보니 글이 아니라 사람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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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서 보니 글이 아니라 사람이 보였습니다
LAX에서 출발하여 이틀에 거친 여행 후에 첫 번째 사역지인 라오스의 고도 루앙프라방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작은 공항에서 단출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정창용 선교사님이 대여한 승합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와 주셨습니다. 사진으로만 뵈었는데 생각보다 훤칠하며 활달한 분이셨습니다. 몇 해 동안 서로 선교 보고와 문자로 소통하다가 직접 만나니 반가웠고 그렇게 낯설지 않은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다음 날 방문한 루앙프라방 국립 고아학교의 모습에 멤버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60년대 고아원의 모습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기숙사 시설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녁에는 고아학교의 부설인 선교사님이 직접 운영하시는 과학센터도 방문하여 학생들이 열심히 영어와 한국어를 공부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시설만 보다가 학생들을 가까이서 학생들을 만나보니 모두 심성이 착해 보이며 예의도 바른 모습이었습니다.
다음 날은 아침부터 고아학교의 400여 명의 아이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준비를 분주하게 했습니다. 나무를 때워 가마솥보다 큰 밥통에 밥을 하고, 카레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몇 명 고학년 학생들은 살라드를 직접 만들었고, 나무 불 지피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 몇 분의 선생님들이 함께 도와서 카레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맛있는 점심 한 끼를 대접했습니다. 물론 모든 팀원들은 사우나를 한 것처럼 땀에 흠뻑 젖었고요.
그렇게 학생들을 잠시나마 만나며 교제하면서 성도님들이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올망졸망한 아이들은 예의도 바르고, 심성이 착해 보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을 두고 떠나오는 마음 한 구석에는 안쓰러운 마음과 함께 이들이 건실하게 잘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다음 날 주일 예배는 정선교사님의 댁에서 선교사님과 함께 드렸습니다. 예배 후 선교사님과의 대담시간에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아렸습니다. 믿음의 공동체도 없이, 이 멀고 더운 곳에서 사역하시는 삶의 외로움도 또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직접 들으니 그 마음이 더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와서 보니 글이 아니라 사람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마음이, 환경이 보이고, 성품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젠 더 구체적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되었고 더 간절하게 기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보내 주시는 선교보고가 살아서 움직이는 현실로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선교 현장에 살아 보았고 많은 선교지를 방문해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와서 보니 알게 되고 느끼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함께 한 팀원들이 모두 공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회를 더 많은 성도님들이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한 번은 단기선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2023년 10월 22일 박일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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