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목양칼럼] 힘숨찐이 아니라 힘숨왕으로 오신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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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숨찐이 아니라 힘숨왕으로 오신 예수님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로 쿠팡 플레이에서 방영하는 “소년시대”가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학폭으로 늘 맞고 다니던 아이가 힘을 키워서 복수하는 설정의 코믹한 르와르 드라마라고 합니다. 1989년을 배경으로 하니까 약간은 복고풍의 감성도 자극하는 드라마입니다. 요즘 말로 이런 유형의 아이를 “힘숨찐”이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힘을 숨긴 찐다’의 줄임말인데 별 볼 일 없이 약해 보이는 인물이 알고 보면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의 오심을 보면 그런 느낌을 숨길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로마 공화정이 제국으로 바뀌는 시기에 태어나셨습니다. 가이사 아구스도 시절입니다. 로마 제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가진 제국이었고 당시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였던 지중해 연안의 절대 강자였습니다. 유대 지방은 그런 강력한 왕국의 속국이었고 헤롯 왕은 그런 로마 제국의 허락을 받고 유대 지방을 다스리는 분봉왕에 불과했습니다.
그런 로마 제국의 변방 가장 가난한 지방의 평범한 한 노동자인 목수의 가정에서, 그리고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생아로 예수님은 태어나셨습니다. 출산할 때는 당시 황제인 아구스도(존엄자란 뜻)의 명으로 호적을 하러 베들레헴까지 가야만 했고 태어나서 누울 곳이 마땅치 않아서 가축의 음식통인 구유에 누여졌습니다. 황제의 아들이 출생하면 로마 전역에 파발을 보내어 “복음”(유앙겔리온)을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출생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거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복음서는 바로 이 예수님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소개합니다(마 2:1). 그리고 그가 바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약속해 주신 바로 그 “자손”(offspring)이라고 말합니다(마 1:1). 또한 구유에 누인 이 예수는 유대인의 왕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을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서” 건져 주실 구원자라고 말합니다(눅 1:79).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예수님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진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분명하게 선포합니다(마 3:17; 27:54).
성경은 그런 예수님이 자신을 낮추시고 종의 형체를 가지고 이 땅에 오셨다고 말합니다(빌 2:6, 7). 예수님은 태어나실 때 각 나라들의 사신들의 축하가 아니라 베들레헴 들판에서 밤에 양 때를 지키던 목자들의 경배를 받으셨습니다. 유대의 왕이나 종교 지도자들이 아니라 먼 동방의 이방인들만이 예수님을 경배하기 위해서 찾아왔다고 합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성공과 복과 치유와 능력을 가지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를 낮추시고 내어 주시기 위해서 오신 예수님을 조금 더 깊이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힘숨찐’이 아니라 ‘힘숨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영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광의 길’이 아니 라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주님의 길에 자신 을 드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3년 12월 24일 박일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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