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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발가락이라도 하나님을 닮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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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뎀장로교회 Date : 2024-03-16 View : 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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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이라도 하나님을 닮았으면

 

일제강점기 시절 소설가인 김동인 씨의 단편 소설 중에 발가락이 닮았다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화자가 친구인 M을 일인칭 시점에서 관찰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화자의 친구 M은 무능하고, 멍청하고, 어리석은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젊어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매독이 걸려서 생식기능을 잃고 결혼을 합니다. 결혼 후에도 생활 능력도 없으면서 자격지심에서인지 아내를 상습적으로 구타하며 학대합니다. 그러다 아내가 자신이 임신을 했다고 말합니다. 자기 아이가 아님을 알지만 그렇게 말을 못 하고 한 번도 본적인 없는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하다가 그래도 맘이 안 놓이니까 마지막에는 발가락이 자기와 닮았다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알지만 말하지 못하고 애써 아닌 척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그렇게 부모는 자녀가 조금이라도 부모를 닮은 구석이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당연히 나보다는 자녀가 모든 면에서 더 뛰어나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그 자녀가 내 아이란 증거가 있기를 바랍니다. 유전적으로 자녀는 부모를 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찾으며 우리는 자녀들과 교감을 하게 되고, 그 자녀가 내 아이란 사실에 기뻐합니다. 닮은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도 당신의 자녀가 당신을 닮기를 바라십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라고 하셨습니다(11:44; 19:2). 베드로도 순종하는 자녀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함을 닮아가라고 권면합니다(벧전 1:15-16). 하나님은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하나님의 모양대로만드셨습니다(1:26). 그의 자녀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닮았음을 보고 기뻐하십니다. 그런 하나님의 자녀가 죄로 인하여 하나님의 형상이 훼손되어 있음을 슬퍼하시며 다시 그 형상을 회복하시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 주신 것입니다(8:29).

 

우리가 자녀를 보며 우리를 닮은 구석이 있음에 기뻐하고 감격해하듯 하나님도 그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성품, 예수님의 성품을 닮은 모습에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실 것입니다. “역시 내 아들, 내 딸이다라고 하시며 말입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즐거워하는 가장 본질적인 방법은 바로 우리가 예수님의 성품,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신앙생활의 본질입니다.

 

오늘도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과 성품을 더 닮아가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습을 보시고 닮은 모습이 제대로 없어 찾다가 찾다가 발가락이 닮았다고 하시는 웃픈현실이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우리도 발가락이 하나님과 닮았다고 우기는 성도가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임을 말하지 않아도 남들이 보고 분명하게 알게 되도록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2024317일 박일룡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