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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뻥이요!’를 외치며 다시 배우는 제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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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뎀장로교회 Date : 2025-08-16 View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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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이요!’를 외치며 다시 배우는 제자도

 

지난 과테말라 단기선교 기간, 저희가 섬긴 한 학교는 해발 9천 피트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케살케낭고 외곽의 가난한 산동네에 자리한 곳이었지요. 사역 둘째 날, 이곳으로 다시 올라가는데 몸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전날 밤 잠을 설친 데다, 그동안 쌓인 피로와 함께 첫날엔 느끼지 못했던 고산증 증세까지 겹쳤습니다. 머리는 지끈거리고 온몸은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그날 저에게 맡겨진 일은, 아이들이 VBS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먹을 뻥튀기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몸이 힘들어 손발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실제 작업의 대부분은 배 선교사님이 감당하셨고, 뻥튀기 기계를 돌리는 일은 이경희 권사님이 맡아 주셨습니다. 저는 그저 옥수수를 기계에 넣고 사카린을 뿌리는 일만 했습니다.

 

뻥튀기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이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옥수수 알이 맛있는 뻥튀기로 변하려면 고온과 강한 압력을 견뎌내야 합니다. 기계 안에서 옥수수 속 수분은 갇힌 채 팽창하지 못하다가, 문이 열리는 순간 바깥으로 빠져나오며 한순간에!’ 하고 터집니다. 그때 비로소 바삭하고 고소한 뻥튀기가 완성됩니다.

 

하지만 터지지 못한 알도 있습니다. 열과 압력으로 겉모양은 조금 찌그러지고 색도 변했지만, 끝내 자신의 형태를 고집한 옥수수는 먹을 수 없어 버려지고 맙니다맛있는 간식이 되기 위해서는, 옥수수의 원래 모습은 사라져야 합니다. 터져야만 뻥튀기가 됩니다.

 

제자도의 길도 이와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모습을 지키고, 자기 방식만 고집한다면 참된 제자가 될 수 없습니다. 고난과 압력 속에서도 자신을 주님께 드릴 때, 우리는 주님이 맡기신 사명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가치 있는 것은 대가 없이 얻어지지 않습니다. 탄소가 다이아몬드로 변하려면 오랜 시간 고열과 고압을 견뎌야 하고, 진주조개가 진주를 품으려면 몸속에 들어온 모래의 고통을 인내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주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꾼이 되기 위해서도 우리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혹시 지금, 주님을 따르는 길에서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잊지 마십시오. 그것은 더 아름답고 신실한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빚어져 가는 과정입니다. 언젠가 주님 앞에서,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는 칭찬을 듣게 될 그날을 바라보며 내가 감당해야 할 댓가를 불평하지 말고 기꺼이 지불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5 8 17일 박일룡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