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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심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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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심복입니다
요즘 한국 뉴스를 보다 보면 새 대통령이 인수위 없이 곧바로 국정을 시작하면서, 이전 정부의 장관들과 함께 국무회의를 진행하고 새로운 인선을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국회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임명할 수 있는 비서관과 차관부터 인선을 시작해, 국정을 빠르게 이끌어가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장면은 대통령이 장관들을 향해 “국민의 신복”이라는 말을 강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나라의 고위 공직자들이 그 직책을 권세로 여기기보다, 국민을 섬기는 자리로 여긴다면 그것만큼 바람직한 모습은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과 함께 원탁에 앉아 국정을 논의하는 자리는 분명한 권위를 상징하지만, 동시에 무거운 책임과 사명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면을 보며 자연스럽게 교회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에베소서 2장 6절에서 바울은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단지 비유가 아니라,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부활했을 뿐 아니라, 하늘의 권위에 동참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선언입니다.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해 예수님은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겠다”(계 3:21)라고 약속하십니다. 하늘의 보좌 곁에 앉는 것—그것은 성도의 영광스러운 지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일꾼입니다. 바울은 자신을 가리켜 “그리스도 예수의 일꾼이 되어” (롬 15:16),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요 그리스도의 일꾼” (고전 4:1)이라고 고백합니다. 즉, 보좌에 함께 앉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는 단순히 영광을 누리라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행하라는 사명도 함께 주어진 것입니다.
한때 영국의 여왕은 전 세계 식민지에 특사를 보냈습니다. 특사는 여왕의 이름으로 행동하고 말하며, 여왕의 권위를 대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특사에게 가장 먼저 요구된 것은 “여왕의 뜻을 아는 것”이었습니다. 특사가 자기 생각이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면, 아무리 권위 있는 자리에 있어도 본분을 잃는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아는 자로서, 그분의 심복이자 일꾼으로 이 땅에 파송된 사람들입니다. 때로는 눈에 띄지 않고, 고단한 사역일지라도, 그것은 왕의 일을 수행하는 거룩한 사명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에 앉힌 자입니다. 동시에 그리스도의 심복이 되어야 합니다. 이 영광스러운 정체성과 사명을 마음에 새기며,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충성되이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5년 7월 6일 박일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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