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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정창용선교사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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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ing 1980s, SFC 수련회
중·고등학교 때 교회 학생 수련회는 늘 기다리던 시간이었습니다. 야외에서 텐트와 천막을 치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예배와 성경공부 그리고 게임 등에 참여하던 그때가 늘 아련합니다. 신학교에 입학한 이후 SFC 동·하계수련회는 좀 더 나은 숙소에서 잘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는 학생이 아니라 교사나 교역자로 참여하게 됐고, 어릴 적 참가했던 학생 수련회와는 달랐습니다.
요즘도 학생 수련회에 대한 소식을 접할수록 중·고등학교 때 배낭과 짐 박스를 메고 떠나 텐트와 천막 속에서 생활하던 그 수련회 더 생각납니다. 새벽에 일어나 졸면서 새벽 예배를 드리고 예배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아침밥을 해 먹고 성경 공부를 했던 그 바빴던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오후에는 물놀이를 하거나 눈싸움 등 게임을 한 후에는 다시 저녁밥을 해 먹고 저녁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러고는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밤새 사명과 비전을 나누며 별을 세던 그 수련회가 그리웠습니다.
이전 것은 지나 같지만 이전 것을 추억하는 마음이 여전한 것을 보면, 그때 은혜의 자리로 부르신 주님과 그 부흥의 시간을 함께 나눴던 형제와 자매들이 있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어느덧 30여 년이 지나 어떤 이는 목사와 사모로, 장로와 집사로 또는 교사로 각각 다른 공간 속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고 전하고 있지만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라오스에서 학교와 학원 사역을 시작하면서 기도한 것 중 하나가 제가 중·고등학생이던 1980 년대 학생 수련회였습니다. 이곳의 믿는 학생들과 그 신앙 수련회를 다시 한번 나누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보다 2-30 년은 뒤진 이 나라에서는 그것이 가능한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라오스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불법인 나라, 더욱이 함께 예배조차 드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인 라오스에서는 아직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지혜를 모은 것이 한국어학과 SFC 였습니다. 지난해 11 월 수파누봉대학교 한국어학과 SFC 동아리를 창단했습니다. 학생신앙운동의 행동 강령대로 고백하고 행동할 수는 없지만, 기독교인의 삶과 세계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학생 동아리로서의 SFC 를만들게 됐습니다. 이후 지난 2 달간 한국어학과 행사와 고아학교 봉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 월 5 일과 6 일, 1 박 2 일간 첫 SFC 수련회를 갖게 됐습니다.
수련회 장소는 카오니아오 팜 스테이라는 루앙프라방의 유명한 관광지인 꽝시폭포를 조금 지나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찹쌀 농장 안에 있는 캠핑장이었습니다. 라오스에서는 평범한 농장이지만 이곳은 제가 중·고등학교 때인 1980 년대 수련회 장소보다 더 토속적이고 자연친화적인 장소였습니다.
이번 수련회에는 SFC 동아리 학생 15명 등 총 17명이 참석해 1박 2일간의 수련회를 갖게 됐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수련회보다는 M.T 의 의미를 더 많이 가진 행사였습니다. 준비한 음식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며, 게임을 하고, 밤새 수다를 떠는 아이들은 어제나 오늘이나 별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고는 자연 속에 담긴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머릿속 폴더에 저장된 추억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펼쳐보았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낸 아이들은 1박 2일이 너무 빠르게 지났다며, 내년부터는 2박 3일이나 3박 4일은 와야 한다고 투정 섞인 아양을 떱니다. 이곳에서 야외 캠핑은 12월부터 2월까지 가능하지만, 가장 좋은 시기는 1 월입니다. 밤에는 영상 10~20 도 정도로 내려가 덮지 않고 모기나 벌레도 없고, 게다가 비도 오지 않아 캠핑하기에는 최적의 날씨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깊은 밤에는 하늘에 뿌려진 수많은 별들을 세다 보면, 어느덧 닭 울음소리와 함께 새벽이 맞게 됩니다.
수련회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은 햄버거를 먹으며 갑자기 여름 수련회를 얘기합니다. 내년 1월까지 기다리기는 어렵고 올여름 방학 기간인 7월이나 8월에 수련회를 가자고 합니다. 올해는 1 학년 와싸나의 고향인 방비엥으로, 내년에서 3 학년 수리펀의 고향인 우돔싸이로 다음에는 사야부리와 시엥쿠앙 등 자신의 고향으로 수련회 장소를 이미 정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그리스도의 삶을 전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먼저 찾아갈 작정입니다. 이번 1박 2일간의 SFC 첫 수련회 기간 중 저는 아이들을 위해 불을 피우고, 음식을 만들어 준 후에는 곁에 서서 아이들 모습을 하나하나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방법을 통해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를 우리 학생들에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외쳤던 그 소리를 듣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주의 길을 예비하고, 그 길을 곧게 하는 믿음의 학생들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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