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소식
[] 철원 김동욱 선교사님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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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3월31일(금)
<철원통신140호 “큰 천 원”>
춘분이 지나고 나니 눈부신 봄 햇살이 아침을 엽니다.
요즘 시골은 시골도 아닙니다.
요즘 같은 농번기에 예전 같았으면 논두렁에서 허리 굽혀 한창 모내기하던 농부들이 잠시 일손을 멈추고 여기저기 농로 한켠에 둘러앉아 새참을 즐기며 ♬“막걸리~한~잔”♬을 노래하던 정겨운 모습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건만 그런 모습은 ‘라떼호스’로만 회자될 뿐, 요즘에는 모든 게 기계화 된 덕에, 그 자리에 낯선 이름의 농기계들이 오가며 힘차게 쏟아내는 굉음들로 가득합니다.
이것이 겨우내 맹위를 떨치던 동장군을 밀어내고 생기를 회복한 철원의 2023년3월 풍경입니다.
3월 들어 저희 교회도 생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코비드로 멈춰 있던 복음전파의 시계가 ‘마스크착용의무 해제’ 조치에 힘입어 다시 째깍째깍 돌아가면서 매주 토요일 오전8시~10시까지 두 시간씩 교회 인근의 마을을 돌며 가가호호 찾아다니는 ‘축호전도’ 활동을 재개했기 때문입니다.
전도지를 가가호호 우편함에 넣는 일을 비롯하여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붙들고 복음을 전했는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때마다 예비하신 영혼들을 붙여 주셨습니다.
첫째 주에 만난 분은 서울 종로에서 두 번이나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여파로 잃은 재산과 건강의 회복을 위해 10년 전, 자신의 고향도 아닌 이곳 철원에 정착한 80세의 노인이었습니다.
초면이었음에도 차담을 위해 내실로 초대해 주셨고,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셨습니다.
둘째 주에 만난 분은 육군 소장 출신으로 철원에서 사단장을 역임한 분이었는데, 예편 후, 부인의 병구완을 위해 금학산 자락 야산 기슭에 집을 짓고, 거기서 커피숍을 소일거리 삼아 운영하는 분이었습니다.
셋째 주인 3월18일에는 친구 목사님이 담임하고 계신 서울 예명교회의 권사회에서 저희 교회를 방문하여 함께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이 기도회를 위해 저는 신명기를 본문으로 말씀을 전했고, 한국교회의 회복과 정치사회의 안정, 그리고 지진과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투르키에와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기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넷째 주에는 벼 모판 판매소에 들렀다가 주인의 배려로 그 자리에 와 있던 10여명의 일꾼들 앞에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행16:31-
바라기는, 그동안 만난 여러분들 중에 하나님께서 만세 전부터 예비하신 사람들을 ‘하나님의 때’에 불러내셔서 구원의 길을 가시게 될 분들이 계실 줄 믿고 감사를 드립니다.
돌이켜보니, 지금까지 겉으로는 ‘영혼구원’이라는 거룩한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속으로는 ‘영혼구원’보다 교회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상업주의적 탐심이 없지 않았는데 그런 저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내려놓고 순수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쁨이 컸기에 더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이 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 중에 정말로 특별했던 일은, 주일학교의 유일한 학생인 4학년 효주가 지난 3/19주일에 교회 출석 5년 만에 처음으로 헌금 천 원을 하나님께 드렸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하나님 다음으로 가장 기뻐한 사람은 담임교사인 제 아내였을 터입니다.
이 헌금 천 원은 효주양의 하나님을 향한 진정한 감사의 고백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과부가 바친 동전 두 렙돈의 헌금을 “헌금함에 넣은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다”막12:43고 말씀하셨습니다.
효주의 헌금 천원도 하나님께서 가장 많은 것으로 받으시고, 하늘의 신령한 복과 이 땅의 기름진 복으로 천 배나 만 배로 갚아주실 줄 믿고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기도해왔던 것처럼 효주가 예수를 믿는 그 믿음으로 인해 그의 앞날이 창대해질 뿐 아니라 그 가족 모두가 예수 믿고 구원을 얻어 천국 백성으로 살아갈 길을 여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아내는 이 일을 통해 자신의 인생 연수가 70이 넘도록 주일교회 교사로 섬길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하실 뿐만 아니라 이런 큰 기쁨을 누리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고백을 드렸습니다. “할렐루야!”
아내는 여전히 허리 통증과 함께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새로 생긴 ‘무지외반증’으로 시달리고 있지만 그런 중에도 평소에 감당해야 할 모든 일에 언제나 말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남편으로서 마음이 아프지만 하나님께서 아내의 헌신을 기쁘게 받으시고, 하늘의 상급으로 넘치게 부어주실 줄 믿습니다.
지난 달 <철원통신 139호>에서도 언급했듯이 주님 부르시는 그날까지 어디에 있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언제 어디에서나 후임 목사님이 오신 이후에도 오로지 주님을 영화롭게 하고, 기쁘게 해 드리는 남은 날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동역자님들 모두 늘 주님이 주시는 평안 가운데 함께하시기를 기원하며 이만 인사에 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철원우리들교회 김 동욱+이 애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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