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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현이 집사] 멕시코 엔세나다일일선교를 다녀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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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엔세나다 일일선교를 다녀오며
예현이 집사
5월27일 토요일 새벽 5시 30분. 나를 포함 20명의 선교팀은 3대의 차에 각각 나누어 타고 멕시코 엔세나다로 일일선교를 떠났다. 처음으로 가는 선교였고, 그것도 내가 스스로 가고자 하는 마음에 처음부터 신청하고 간 선교가 아니라 출발 5일 전에 딸의 권유로 부랴부랴 선교팀에 연락해서 신청도 안 했고 늦었지만 갈 수 있는지를 물어보고 다행히 자리가 된다고 하여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신분이 안돼서 선교를 못 가는 것에 아쉬워하며 지냈는데 작년 말에 영주권을 받고 내가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선교를 갈 수 있다는 생각이 아닌 22년 동안 못 가본 한국에 갈 생각 뿐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하나님께서 안타깝게 생각하셨는지 딸을 통해 깨우쳐 주셨다. ”엄마! 이젠 영주권 받아서 엄마도 선교 갈 수 있는데 왜 안가? 엄마도 같이 가자!“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맞다! 나도 선교 갈 수 있지? 내가 왜 딸만 보내고 내가 갈 생각을 못했지? 하며 딸을 통해 깨닫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피곤한 일정에 대한 걱정보단 나를 깨우쳐 선교를 보내시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무엇일지 너무나 기대가 되고 설레기까지 했다.
우리 선교팀은 모두 제시간에 교회에서 모여 목사님의 기도 후 계획대로 순조롭게 출발하여 국경을 넘어 선교지로 향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도로에서 차가 너무 막혀서 계획했던 시간보다 2시간 정도 늦게 선교지에 도착하게 되었다. 우리 팀이 2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곳에선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아이와 원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함께 들었다. 2시간이나 늦은 만큼 우리 선교팀들은 각자의 맡은 일들을 발 빠르게 움직였고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우왕좌왕 하지 않고 따라서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모두가 예배당으로 모였는데 한 어린 여자아이가(8~9살 정도 돼보이는) 갓 돌이 지나 보이는 동생을 엎고, 또 다른 동생들을 데리고 예배당에 들어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놀라고 내가 같은 또래의 아이를 두어서일까.. 보기가 너무나 안쓰러웠다. 마음 같아선 내가 엎어주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언어도 안통하고 손짓 발짓해서 알아들었다 해도 그 아이도 낯선 나에게 선뜻 동생을 맡기지 않을 것이기에 안쓰러운 마음만 갖고 함께 예배를 드렸다. 예배당은 생각했던 것보다 깨끗하고 햇볕이 잘 들어오는 밝은 곳이어서 마음이 좋았다. 깨끗하고 밝은 예배당에서 그들이 매주 함께 모여 찬양하고 예배드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더 없이 감사했다.
예배 후 밖으로 나가 우리가 준비해 간 치킨타코와 드링크를 나누어주며 함께 식사를 하고, 아이들을 위해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었는데 그 시간이 언어가 달라 소통이 안 되는 아이들과 가까이 앉아 그들이 원하는 그림을 손짓으로 소통하고, 웃고, 손을 잡고, 얼굴을 쓰다듬어 주며 그렇게 스킨십으로 소통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어서 참 좋았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우리와 어색한 분위기가 점점 줄어들 때쯤 우리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 되었다. 우리는 남은 선물들을 챙겨 돌아가는 길에 그들이 살고 있는 집들을 방문해서 심방을 하기로 했다. 그들이 살고 있는 집들의 환경은 정말 너무나도 절망적이었다. 우리가 여행을 다니다 보면 농장 한가운데 창고로도 쓰지 않는 버려진 건물 같은 곳에서 문도 제대로 달려있지 않아 천으로 문을 대신하고, 집 안에는 새간사리 하나 없는 아주 좁은 공간에 어디서 주워 왔는지 모를 이불과 옷들만 쌓여있고, 장판도 깔려있지 않은 흙바닥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먹고, 자고 하며 살고 있고, 전기는 하루 두 번 농장 주인이 허락한 시간대만 잠깐씩 들어오고, 여러 가구가 함께 수도꼭지 하나로 물을 나누어 쓰고, 화장실도 나무판자로 대충 만들어 놓은 공용화장실 하나로 같이 쓰고 있었다. 그들의 삶이 너무 안타까웠고, 불쌍했고, 비위생적인 곳에서 아이들이 너무 안됐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생활 환경은 어떠한가. 그들보단 좋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소위 말하는 잘 사는 사람들.. 재벌들이 나의 삶을 봤을 때 그들의 눈에 비치는 나의 삶은 불쌍하고 안타깝고 자기들은 이런 환경에서 잠시도 못살꺼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가 선교지에서 그들의 사는 환경을 보며 똑같은 생각을 한 것 처럼. 하지만 재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나는 내 삶이 가난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끔찍하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하다. 내가 성격이 좋아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늘 이런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것일까? 아니다. 내가 하나님을 온전히 알기 전엔 나도 내 삶의 환경에 낙심도 하고, 좌절도 하고, 자주 심난한 마음도 가졌었다. 하지만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내 마음에 성령님이 함께 하면서 삶의 환경은 변함이 없지만 내 마음은 기쁨과 감사로 넘쳐났다. 기쁨과 감사는 물질의 풍요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도 그렇듯 그들도 사는 환경은 너무나 낙후되고 비위생적이고 안타까운 환경이지만 그들이 하나님을 알고, 예수를 믿고, 그 마음안에 성령으로 충만해 진다면 그들의 삶 속에서 기쁨과 감사가 넘쳐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멈추지 않고 그들에게 선교하는 일을 끊임없이 해야한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도 순탄지 않았다. 3대 중 한대의 차 타이어가 갑자기 펑크가 나서 고치느라 또 2시간 가량 지연이되고, 또 다른 차는 잠근 차문을 뚫어 차 안에 있던 가방을 훔쳐가서 함께 간 집사님의 신분증이 도난당해 난감한 일이 생기기도 했다. 모든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계획한 시간보다 무려 6시간이나 지연된 새벽 2시쯤 교회에 함께간 모든 분들이 무사히 도착했다.
나는 딸과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전날 밤에도 몇 시간 못잔터라 피곤할만도 한데 이상하게도 피곤하지 않고 에너지가 더 생기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몇 분 안되는 시간동안 다음 번에 다시 선교를 가면 이렇게 하면 좋겠다 저렇게 하면 좋겠다 하는 아이디어와 함께 앞으로 교회에서 선교가는 일정이 생기면 가능한 꼭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처음 간 선교길이 순탄하지 않고, 여러가지 일들과 지치고 피곤하게 만드는 기다림의 연속 이어서 누구는 다음엔 절대 선교하러 안 가겠다고 하겠지만 나에게 그런 마음보다 선교에 열정을 불어넣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앞으로도 나를 쓰시겠다는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모른 척 피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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